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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문장들, 서툰 어른을 위한 진화심리학자의 위로> 5~7장

Alice12 2023. 3. 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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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친구를 통해 행복, 또는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에게 우정이란 꽤 강렬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친구가 진화적으로 중요한 이득이 있었음을 역으로 추론하게 한다.

보통 우리는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아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진화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친구란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라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우정이 비용과 편익이 딱 맞아 떨어지는 계산적인 관계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이뤄진 신뢰 관계에 바탕한 우정은 서로 호의를 주고받는 대차대조표에서 일시적으로 한쪽이 기울어진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또 주고받는 호의가 반드시 물질적인 것도 아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친구 간에 정서적인 지지를 주고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우가 많다.

가까운 친구를 돕게 만드는 이타주의 기제는 친족을 돕는 심리 기제와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다.

 

나보다 더 앞서가는 것 같은 친구에게 부러움과 질투심을 느끼지 않기란 정말 어렵다.

이에 대처하는 이상적인 방법은 슬그머니 올라오는 부러움이 지나쳐 시기심으로까지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이런 감정들을 '나도 더 분발해야지' 하는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친구에게 부러운 마음이 들 때는 애써 감정을 부정하거나, 자책하기보다는 잠깐 멈추고 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부러움을 느끼는 대상이 성취 가능한 것이라면,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동시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니,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를 과감히 인정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우정 역시 다른 관계들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한다.

그리고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마찬가지로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관계유지행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숨 돌릴 틈 없는 마흔의 삶에서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정을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친구란 서로의 삶의 단계를 이해해 주고, 잠시 마음의 여유가 없는 시기를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친구가 아닐까 싶다.

괴테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이런 친구가 아닐까?

"산, 강 혹은 도시만 떠올린다면 이 세상은 너무 공허할 것이다.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여기저기서 우리와 함께 생각하고 느끼는 그 누군가와 우리가 영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지구가 사람 냄새나는 정원처럼 느껴질 것이다."

 

서로 알고 지내는 작은 친족 집단에서 사는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과 계속 반복해서 만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면, 나중에 상대방에게 보답 받거나 집단 내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이 더 잘 생존하고 번식했을 것이다.

부와 성공 법칙으로 유명한 작가 토니 로빈스가 관계를 '받는 일'이 아니라 '주는 일'로 정의한 데는 이런 상호 호혜성의 법칙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나는 협력적인 사람이지만, 나를 배신하면 보복한다'는 팃포탯 전략은 상대방이 파악하기 쉽고, 또 그런 상대방 역시 협력하는 것이 가장 나은 전략이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었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거도 없거나 매우 적다.

먼저 호의를 베푸는 것은 사실 상대방에게 나의 호혜성을 알려 상대방으로부터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가 먼저 호의를 베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를 되돌려 준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팃포탯 전략을 참고한다면, 대부분의 협력자들과의 경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비싼 신호의 기능을 하는 것은 명품 백이나 외제 차만이 아니다.

어떤 행동이 흉내내기 어려운 신호가 된다면 그 행동 역시 비싼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면에서 협력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은 행위자의 비용이 들긴 하지만, 그 사람의 능력과 성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비싼 신호가 된다.

관대함과 협렵의 비싼 신호 효과 덕분에 인간 사회는 점점 더 큰 규모의 협력이 가능해졌다.

 

이타적인 행동도 경쟁이 될 수 있다.

이를 '경쟁적 이타주의'라고 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협력 파트너로 선택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타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내가 더 좋은 협력 파트너임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이타적이고 신뢰할 만한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타적 행동 역시 경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좋은 평판을 넘어 더 좋은 평판을 욕망한다.

좋은 평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지속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마흔이 넘어서도 거절하는데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미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넘치도록 쌓았을 것이다.

 

출처: <마흔의 문장들, 서툰 어른을 위한 진화심리학자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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