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 아우라가 뭐지?>

2025. 3. 9. 08:26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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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예술이라고 부르는 게 처음에는 신을 묘사하고 찬양하기 위한 것으로 시작됐지만 나중에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신을 닮고 싶고 자기를 보통 사람들과 차별화하고 싶어 하는 그런 본능, 그런 아비투스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 신격화된 예술품을 내가 소유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이고 싶다, 그런 식으로 발전해 오기도 했겠군요.

 

그런 면도 있지요.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예술작품에 제의적 가치는 없어요. 누구도 더 이상 예술작품을 종교적인 목적으로 쓰지 않아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는 대중사회이고, 점점 더 고도의 대중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중이란 근본적으로 아우라와 거리가 멀죠. 그러니까 현대는 아우라가 붕괴된 사회입니다. 예술의 가치가 제의가치에서 전시가치로 옮아갔다는 건 아우라의 붕괴를 의미하는데, 이런 아우라의 붕괴를 초래한 사회적 조건 두 가지 중 하나가 카메라의 발명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좀 더 정신적이고 사상적인 요인인데, 바로 사회주의의 대두입니다. 그러니까 마르크스 이전에 이미 발생하기 시작한 초기 사회주의가 대중사회의 기폭제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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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을 지배하는 아비투스', 저는 속살을 들킨 것 같은 시간이었는데, 피에르 부르디외의 '아비투스'라는,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그 두뇌 속의 프로그램을 당의정처럼 쏙쏙 삼킬 수 있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본을 마르크스는 돈, 경제자본으로만 이해했지만 사실 자본에는 경제자본뿐 아니라 사회자본, 문화자본도 있다는 말씀, 그러면서 문화자본의 빈부격차가 해소되는 평등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히려 불평등 교육이 필요하다는, 시의에 딱 맞는 따끔한 지적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말씀을 좀 더 하자면, 공산주의, 다시 말해 마르크시즘은 노동계급을 신성시합니다. 노동계급을 한갓 근로자 계층의 집합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노동계급에 막대한 역사적 소명을 부여합니다. 마치 기독교의 메시아 사상처럼, 노동계급이야말로 미래에 유토피아적 세상을 오게 할 계급으로 생각해요. 지배계급을 완전히 몰아내고 계급투쟁이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만들 계급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사르트르 같은 좌파 지식인이 거기 동조합니다. 그들은 계급사회는 본질적으로 나쁜 사회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현재의 자본주의는 악이고 철저하게 비판할 대상이고, 지배계급인 부르주아 계급은 혐오스럽고 경멸스러운 것이어서 도저히 그들과 함께 살 수 없고 그들을 타도해야 된다고 했어요. 그러나 실제 노동자들의 관심은 그게 아니잖아요. 어떻게 하면 임금을 더 많이 받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잘살 수 있을까, 이게 노동계급의 주요한 관심사인데, 사상가들은 그들을 '이념의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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