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딸에게 들려준 이야기들>

2022. 2. 18. 17:16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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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모든 것이 한바탕 꿈만 같은데 어느덧 90년이 대동강 강물처럼 흘렀구나.
100년도 한 순간
이렇게 인생이 빠른 것이니,
절대로 시간을 아껴쓰도록 해라!"

"그러나 필요한 돈이 없으면 안 된다.
돈이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
어디가서 돈 빌리지 않고, 스스로 의식주는 해결하고 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식 교육시키며, 부모 책임을 다할 정도는 돈이 있어야 한다.
공무원이 생활에 골몰하면 국가 돈을 탐내게 되는 것을 보았다.
남의 돈을 보아도 아무런 흔들림 없을 정도의 기본 생활안정이 되어야 한다.
너는 공부하는 사람이므로
돈에 쫓기어 공부가 방해되어서는 안 된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검소하게 지내고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해야 한다."

"내가 그동안 100년 가까이 살아오며 진정으로 느낀 점은,
우주의 모든 이치가, 사과나무처럼 참으로 정직하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 만큼 결실이 있고,
선을 베풀면, 선은 반드시 선으로, 언젠가는 꼭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불쌍한 사람을 도우면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돕는 것이야!"

"고생을 슬기롭게 받아들여야,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생할 때마다 마음으로 이기고 잘 극복해 왔기 때문에,
지금 이 정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한 일과 행복은
함께 생각하기 쉬웠으나
고생스러운 일과 행복은
함께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아버지의 말씀은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고생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행복의 첫걸음이
무엇인가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것은
고생마저도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아버지의 빛바랜 흰 머리카락은
97년 동안 담근 고생의 맛이라 어떤 장맛보다 깊고,
97년 동안 이겨온 자기수양의 멋이라 어떤 미인보다 아름답다!

아버지께서는 그 그림을 보시면, 아버지의 지나온 고생을 느껴 감동하시고
나는 그 그림을 보면, 피땀 흘린 아버지 인생을 느껴 감동한다.
아버지 마음이 내 마음에도 전달된 것인지
나도 왜 그런지 그 그림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다 못해 전율이 일어났다.
아버지께 그 그림을, 내가 갖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래, 갖고 가거라!" 하셨다.

그 그림은 아버지께,
고생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그 그림은 나에게,
이기기 어려운 고생을 이겨온 한 인간의 삶에 대한 경외심을 선물해 주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았던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까지 남겼다.

"마음을 함부로 가볍게 먹지 마라.
그러나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변치 마라.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마음 흔들리지 마라."

'자네도 산에서 사는구먼. 자네는 산에서 산 지 얼마나 되었나? 나도 먹고살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렇게 산에서 살게 되었는데...'

'나는 그동안 여러 사연으로 이렇게 산에 들어와 살게 되었네. 그런데 자네도 나와 처지가 같아 보이는데, 어쩌다 산에서 살게 되었나?'

서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면서 걸었다. 산도적의 걸음 속도를 잘 보면서 더 가까워지지 않게 일정 거리를 자연스럽게 유지하였다!

'나는 늦었지만 깨달은 바가 있어, 산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지금부터라도 새사람이 되어, 밝은 세상으로 내려가 살려고 하네. 그래서 이제 저 마을로 가려고 하는데 자네도 친구가 되었으니, 나와 같이 그렇게 하지 않겠나?'

산도적이 한참을 말없이 걷더니, '나는 그냥 산에서 계속 살겠네'라고 했다.
산에서 도망쳐 뛰어내려도 산도적에게 붙잡히지 않을 만한 위치가 되었기에 '그럼, 참으로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 여기서 헤어지세. 자네는 다시 산으로 올라가 살고, 나는 이제부터라도 마을로 내려가 살겠네.' 말하고는 아쉽게 손을 흔들고 헤어져서, 계속 같은 속도로 천천히 걸어갔다. 걸어가다가 뒤를 보았더니 산도적도 뒤를 돌아보아,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산도적과 헤어져 충분한 거리가 확보된 것을 완전히 확인한 뒤에 걸음아 날 살려랴 하면서, 죽을힘을 다해 마을로 뛰어 내려왔다.

언제 닥칠지도 모르는
인생의 수많은 예측되지 못한 위험들,
돌아가시고 나서도
수호신처럼 지켜 주시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오로지 내 일이 바쁜 사람이고,
아버지께서는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시는 분이다.
나는 내 편의 위주로 사는 사람이고,
아버지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시는 분이다.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성의가 부족한 사람이고,
아버지께서는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시는 분이다.

예의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대해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버지께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해 지켜야 하는 예의를 보여주셨다.
아버지께서는 딸인 나도 한 인격체로 존중해 주심으로써,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예의의 차원을 넓게 열어 주셨다.
예의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다.
그리고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 주셨다!

아버지 말씀대로, 흔한 사과 한 상자라도 좋다.
내가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람의 도리를 주시하는
진정한 마음이 담겨 전달된다면, 물질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네가 지금 이남에 맨손으로 피난 가는데, 좋은 일 하라고 차마 말 못하겠다.
선한 일은 못할지언정, 절대 악한 일은 하지 마라!
아무리 먹고살기 어렵더라도, 돈을 벌기 위해 나쁜 일을 하지 마라.
이남에 가서 네가 성공하고 돈을 벌면, 선한 일에 사용해라.
힘이 닿는 대로 남을 돕고 살고, 악한 일을 하지 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한 일을 해서, 하늘로부터 복을 받아라.'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하나님께서 선한 마음을 보셨고,
그래서 일생 동안 십여 차례 죽을 고비마다 도와, 목숨을 살려주셨다."

'선하게 살아야 한다.
나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악한 사람을 대적하지 않고
선한 마음으로 살아와,
결국 너희들이 잘되었다.
악은 악으로써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선으로써 이기는 것이다!"

아버지의 사과는,
나에게 일생 동안
두 가지 영향을 크게 미쳤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달걀의 물질적 가치는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는 것,
부족한 나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준 부모님의 기대와 따스한 격려!
어떠한 힘든 도전 앞에서도 마음의 용기를 갖게 해 준 행복 에너지의 근원.

"그저 그러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속에는 운명에 순응하는 인간의 지혜가 있다.
그 속에는 운명을 통찰하는 인간의 혜안이 있다.
그 속에는 사실을 차원 높게 이해하는 인간의 깊이가 있다.
그 속에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느끼는 인간의 아픔이 있다.
무엇보다 그 속에는
자식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려는 노부모의 마음이 있다.

이제 아버지는 최후의 벽, 아버지의 몸에서 자유로워지신 것이다.
몸에 더 이상 갇히지 않고, 넓은 우주의 기운과 혼연일체가 되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공기 좋은 산의 맑은 새소리이기도 하고
아버지께서는 공부하게 하는 쉬임없는 에너지이기도 하며
아버지께서는 어느새 내 마음속에 거울이 되셨다!

지혜로운 삶이 담겨 있던 아버지의 진솔한 이야기는
저절로 감동의 경지에 이르렀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철부지 딸에게도
일생 동안 두고두고 뜨거운 감동을 선물하셨다!

삶이 가볍디가벼운 나의 이야기는
감동에 이르려고 발버둥쳐도,
감동은 없고 발버둥 소리만 요란하며
감동으로 깊이 다가가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평범한 농부 아버지의 이야기는
어떤 위인전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생생한 감동으로 다가와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셨어도, 아버지의 이야기는 진한 향기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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