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 08:06ㆍBook
4장***
1
“세상은 사다리와 같다. 올라가는 사람이 있고 내려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은 본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은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 모든 사고와 행동은 주관적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태어났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업가가 된다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강연자가 된다는 것은 청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입장에 서볼 줄 아는 사람만이 성공이라는 성과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대박’이라 부르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모두 타인의 욕구와 불편을 정확하게 읽어냈을 때 주어지는 보상 같은 것들입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그런 변화가 낳는 현상들이 옳고 그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변화 그 자체까지 막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빈부격차도 점점 커지고, 변화에 적응해 가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힘겹습니다. 이런 변화는 부의 재편을 낳고, 그 중에 성공을 거두는 사람도 있고 실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이상과 세상의 실제 현실 사이에는 간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세상은 계속 변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기술변화, 그리고 우연적인 요소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때로는 예상가능한 모습으로, 때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저는 비교적 냉정하게 세상의 변화를 인정합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변화가 급격할 때 적응에 실패해서 나가떨어지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있다는 사실도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런 일들에 분노하지 않습니다. 삶의 본질 자체가 변화이고 변화는 곧 격차를 낳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격차가 승자와 패자를 낳는 것을 자연법칙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다 승자가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세상살이 중심에는 변화가 있습니다. 그 변화가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올라가는데 성공한 사람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내려가는 사람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세상을 사다리로 바라보는 <탈무드>의 지혜는 살아가는 일의 본질을 꿰뚫습니다. 물론 노력하면 사다리를 올라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모든 사람이 위로 올라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세상살이는 사다리와 같다’는 관점을 받아들이고 나면 세상을 살아가는 담담한 태도와 담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은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결코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려가고 있을 수도 있고 올라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세상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평한다고 해서 그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변화에 맞추어 올라가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2
“한 사람의 성품은 세 가지를 통해 시험할 수 있다. 그 세 가지는 일, 포도주, 그리고 대화다.”
성품은 한 사람의 쉽게 변하지 않는 성격과 태도를 말합니다. 누군가를 머리에 떠올릴 때 그 사람을 특징짓는 ‘그 무엇’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에 성품도 포함됩니다. 어떤 사람과 이익이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아, 이 사람은 이렇구나’하고 깨닫게 되는 때가 많을 것입니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멀리서 바라볼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그 사람에 대해 좀더 정확하게 알게 됩니다.
랍비 나탄은 사람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일, 포도주, 대화 외에 다른 세 가지를 듭니다. “한 사람의 성품은 걸음걸이, 옷차림, 그리고 인사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아울러 만나는 사람들에게 씩씩하게 인사라는 것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인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호감을 살 수 있고, 상대방의 기분까지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랍비 일라이도 성품에 대해 조언을 남겼습니다. “어떤 사람의 성품은 세 가지를 통해서 타인에게 알려진다. 술을 어떻게 마시는지, 돈을 어떻게 쓰는지, 분노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통해서.” 대단히 중요한 지적입니다. 또한 <탈무드>의 현자들이 말하는 참을 수 없는 성품들도 주목해야 합니다. 흥미롭게도 아래의 두 조언에서 공통되는 세 유형이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크게 상하게 하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가난한데 거만한 사람, 남을 속이는 부자, 여자를 밝히는 늙은 남자, 사람들 위에서 잘난 체하며 군림하는 대표자.” 위에서 소개한 것들이 우리의 성품을 드러낸다면, 반대로 그런 것들을 성품으로 갈고닦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자세, 술을 마시는 태도, 대화하는 태도,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돈 쓰는 습관, 걸음걸이, 옷차림, 인사하는 태도. 이런 것들에서 늘 스스로를 돌아보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아울러 절대로 거짓말을 하거나, 거만하게 하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하지는 말아야겠지요. 그렇게 좋은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성품이 좋은 사람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3
“당신이 당하기 싫은 일을 이웃에게 하지 말라. 이것이 모세 오경의 전체 내용이오. 나머지는 그에 대한 해설일 뿐이오.”
사람이라면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종교를 갖고 있든, 어떤 문화권에 살고 있든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타인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에게 하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자신이 당하기 싫은 일을 이웃에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흔히 ‘황금률’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네 이웃을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황금률은 <성경>과 율법을 관통하는 가르침입니다. <구약성경>에서 황금률은 다음과 같이 등장합니다.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는 <성경> 전편을 흐르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라’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라’입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니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기독교인들은 첫째 계명을 흔히 수직 계명이라 부르고 둘째 계명을 수평 계명이라 부릅니다. 중요한 것은 첫째 계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둘째 계명이 지켜지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첫째 계명이 잘 지켜지면 자연스럽게 둘째 계명이 잘 지켜지게 됩니다.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인 두 가지 사랑은 자연스럽게 세상살이의 황금률로 연결됩니다. 상사가 되어서 부하를 이끌 때, 가장이 되어서 가족을 이끌 때, 사업을 하면서 고객을 대할 때, 황금률이야말로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관계에서든 황금률을 지키며 진정성을 갖고 상대를 대하는 것만큼 호소력이 큰 것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황금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신을 위하는 만큼 남을 위하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무엇을 기본으로 삼고 살아야 하는가? 답은 명확합니다. ‘내가 상대방이라면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할까?’ 쉽지 않지만 노력해야 합니다.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자기 자신만큼 동료를 배려하라.” “스스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마라.” “하나님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길을 따라야 한다고 명령하였습니다. 즉 공의롭게 일해야 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남을 속이고 배려하지 않는 일들이 예사로 일어나는 이 세상에서 황금률을 제대로 지키고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황금률의 중요성은 더욱 크고 분명해집니다. <성경> 전편에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 메시지가 이웃을 향한 사랑입니다. 이웃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를 더 좋은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삶의 지혜입니다.
4.
“너무 빨리 상대를 믿지 마라. 친구들 중에도 자신에게 이익이 있을 때는 네 곁에 있고 네가 곤경에 빠지면 떠나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사람도 변화하고 관계도 변화합니다. <탈무드>가 주는 위의 조언은 친구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 관계든 알고 지내는 사이든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면 변하게 됩니다.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상당한 행운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변하지 않는 관계는 드뭅니다. 인간관계의 기본값은 ‘늘 변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마음의 상처와 잘못된 판단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간이 순수한 시기를 지나고 나면 인간관계에도 ‘이익’이라는 개념이 끼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것을 두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익의 친구’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익의 친구는 서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때는 모르지만 이익이 충돌할 때는 상대방에게 비수를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이익의 친구가 있다면 ‘즐거움의 친구’도 있게 마련입니다. 즐거움의 친구는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만 유지되는 친구 관계입니다. 이익의 친구이든 즐거움의 친구이든 이익과 즐거움이 사라지고 나면 그 관계는 자연히 사라지고 맙니다. 사람이 변하는 만큼 친함과 친하지 않음도 계속해서 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인간관계로 인한 실망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표면에 드러나는 것과 밑에 숨어 있는 것’ 율법음 명확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 축복을 받는지 어떤 경우에 저주를 받는지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말을 할 때 이것을 해석하는 데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겉으로 저주처럼 들리는 말에 축복이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작물을 심지만 수확물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은 누가 들어도 저주의 말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분명 그렇습니다. 그러나 훌륭한 아버지는 저 말을 재해석하여 겉으로 보이는 저주가 사실은 큰 축복임을 아들에게 알려줍니다. 자식이 단명하지 않으리라는 이야기로 해석한 것입니다. 랍비들은 많은 축복이 계속해서 주어지더라도 축복을 변별할 수 없는 안목이 없다면 축복을 알아차릴 수 없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햇빛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햇빛은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을 돕고,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햇빛이 지나치게 강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명체는 살아가기 힘들어질 수 있고, 눈이 멀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것이 금방 나쁜 것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랍비들이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어떤 말이든 사물이든 현상이든 밑바닥에 흐르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고난이나 역경의 밑바닥에 흐르는 의미를 발견해 낼 줄 압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좌우되지 않고 그 밑에 숨어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저주든 고난이든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습니다. 일부 랍비들은 또다른 해석을 더합니다. 우리가 받는 축복이 참으로 많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유대인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이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축복을 주었지만 이스라엘 민족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웠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인에게 주는 메시지
살면서 우리는 예기치 않은 여러 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은 남들의 오해, 비난, 저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고난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일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만한 해석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일을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습관으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크게 줄이고 자신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요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삶의 여유가 없어진 탓인지 늘 화가 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도 저마다의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접하면 순간적으로 욱할 수 있습니다. 이때 슬기롭게 상대방의 속마음이나 입장을 이해하면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축복을 헤아려보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햇빛의 비유처럼 우리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나 늘 주변에 있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 고마운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하나하나 헤아려본다면 작은 축복을 감사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이어지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모든 일들에 잘 대처하는 힘을 비축할 수 있습니다.
5.
“사람은 삼나무처럼 딱딱하지 말고 갈대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갈대가 부드럽기 때문에 토라를 적는 깃촉이나 성서 구절을 적어 넣는 양피지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보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귀한 아이디어를 그분이 제게 제공한 것입니다. 그분이 지적하지 않았더라면 오랫동안 많은 분들이 작은 글자 크기 때문에 힘들어 했을 것이고, 저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개선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소한 일들이지만 주목할 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평소에 자신의 문제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들입니다. 언제든 실수할 수 있고, 우리가 고심 끝에 찾아낸 문제의 해결방법들도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늘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항상 귀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제공하는 모든 조언은 대환영입니다.’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 개방적인 자세가 자신을 성장시키고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개방성에는 겸허한 자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해법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늘 남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작은 조언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이 자신에게 유익함을 줍니다. 동시에 ‘고맙습니다’ ‘대단한 아이디어입니다’라고 화답함으로써 조언을 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나아가 그 사람을 격려할 수도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대할 때도 유연한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해석을 허락하고, 토론과 논쟁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모세 오경을 해석함에 있어서 갈대와 같은 유연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엄혹한 환경을 경험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반드시 나이가 많은 사람이나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남들과 다른 각자의 답을 내놓아라’ 하고 늘 강조합니다. “갈대 묶음은 누구도 한 번에 부러뜨릴 수 없다. 그러나 갈대 하나는 어린아이조차 부러뜨릴 수 있다. 이처럼 유대인들은 모두가 하나의 묶음이 되면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나라든 어려움을 헤쳐나갈 때는 힘을 모으고 뜻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뜻과 힘을 모으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강대국들은 자신의 국익을 위해 주변국들 내부의 분열을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일을 벌일 수 있습니다. “삼나무의 크기를 그림자로 측정되지만, 한 인간의 크기는 겸손으로 측정된다.” 인간의 경우 그 내면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겸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한 인간의 됨됨이를 보여주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는 말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가 얼마나 겸손한지를 유심히 보세요. 그 속에 해답이 들어있을 것입니다.
6.***
“명예도 불명예도 말에서 나온다. 혀가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 한 입으로 두 말하지 마라. 그리고 혀로 사람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하라.”
말하고 싶은 핵심을 큰 글씨로 메모한 다음 마이크를 잡아야 실수를 하지 않고 시간 내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두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이야기라도 여러 사람 앞에서 할 때는 누구든 긴장합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머리와 입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이 많아지고, 쓸데없는 말을 반복하게 되고, 이야기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기 쉽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에 일정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메모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말은 남에게도 하는 것이지만 자신에게도 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말을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이 자신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살리는 말, 힘이 되는 말, 격려하는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재기가 넘치는 사람이라도 가급적이면 한 박자 늦춰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듣기는 빨리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여라. 네가 알거든 묻는 사람에게 대답을 하고 모르거든 가만히 있어라.” 말하는 속도를 한 박자만 늦추면 자연스럽게 한번 더 말을 되새길 시간이 있습니다. <잠언>에서는 조급하게 말하는 사람보다 차라리 미련한 자를 더 높이 치겠다고 말합니다. “네가 말이 조급한 사람을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희망이 있느니라.” 아울러 표현의 수위를 낮춰서 말하는 것을 생활화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부정적인 말일수록 수위를 낮추는 게 좋습니다.
7.***
“권력자와 맞서지 마라. 그의 손에 망할까 두렵다. 부자와 싸우지 마라. 그의 금력에 눌릴까 두렵다. 말 많은 사람과 다투지 마라. 그것은 불에 장작을 넣는 것과 같다.”
‘부러질 정도로 완강한 입장을 취하지 마라.’ <탈무드>가 제시하는 처세법의 핵심입니다. 선과 악, 빛과 그림자, 옳고 그름 등은 뚜렷하게 나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성품이 온화하고 때로는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대세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잠시 멈춰 서서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의 조언이 비겁하기를 권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너무 완강한 입장을 취하지 말라는 조언은 그 강경함이 자기중심적이거나 좁은 소견에서 나올 수 있음을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탈무드>는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냉정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자와 마음을 털어놓고 의논하지 마라. 그는 비밀을 지킬 줄 모른다. 비밀에 속하는 일을 모르는 사람 앞에서 행하지 마라. 그가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지 알 수 없다. 아무에게나 속마음을 털어놓지 마라. 누구나 네 마음을 받아주지는 않는다.” 저는 사람이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위의 조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비밀을 나눈다면 서로 이익이 일치할 때에만 그 비밀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출처: <공병호, 탈무드에서 인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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