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 08:41ㆍBook
* 고향
미국 정신분석하자 에릭 에릭슨의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삶의 기반이 되는 기본적 신뢰를 형성하지 못하는 일이야말로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그로 인한 회의, 죄의식과 열등감, 고립, 침체감, 그리고 성인기에 찾아오는 절망감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어디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사람은 어디든 제대로 적응해서 마음 편히 살기가 힘듭니다.
깊은 차원의 의미로 고향이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무언가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처지에 알맞은 축복을 누리는 데 필요한 지식의 범위는 좁다. 이 범위는 그의 주위, 그의 본질, 그리고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되어간다. 그러므로 지식의 범위가 확장되는 매 순간에도 진리의 온갖 신통력이 모여 있는 이 중심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순수한 진리 감각은 좁은 범위 속에서 형성된다. 그리고 순수한 인간의 지혜는 자기와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것에 대한 지식, 자기에게 가장 가까운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능력이라는 확고한 기초를 바탕으로 한다."
페스탈로치는 모든 '진리 감각'과 '인간의 지혜'가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시작됨을 깨달았습니다.
부모의 애정이 넘치는 품과 어진 신중함, 가정, 친지, 이웃 등을 포함하는 이 작고 좁으면서 친밀한 범위가 모든 의미 있는 지식의 중심이자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서 비로소 '인간이 자신의 처지에 알맞은 복을 누리는 데 필요한 지식의 범위'가 세상을 향해 펼쳐질 수 있습니다.
* 신의 성실의 원칙
자유의지와 상호 신뢰 속에 맺은, 다시 말해 '신의와 성실' 속에 이루어진 약속은 계약 당사자들이 맺은 합의를 보장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불변의 법칙이자 도덕적 기반입니다.
'성실' 또는 '충실'은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실천하겠다는 의무로, 약속하는 쪽에 적용됩니다.
'신의'는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믿는 상대편에게 적용됩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신의와 충실은 약속과 관련해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훌륭한 상인의 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 상인은 '진정한 상인의 명예를 걸고'라고 선언함으로써 자신의 서약을 확인한다."
명예로운 상인에게는 전문적 지식과 직업상 경험 말고도 미덕을 추구하는 굳건한 성격이 필요합니다.
미덕은 심신의 건강을 지켜주고 오랫동안 일하며 충만한 삶을 살도록 합니다.
또 자신의 신뢰성을 높여 좋은 사업을 하려면 꼭 필요한 '신용'을 제공합니다.
상인의 견실함(신뢰, 정직, 성실)과 시민적 품위는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을 두고두고 보장해줍니다.
* 열정
열정은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흔히 도를 넘는 갈망을 말하는데, 그 대상은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가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무가치를 지향하기도 합니다.
이런 열정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악덕이나 중독의 형태를 띱니다.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감정과 달리, 서서히 커지는 열정은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정신분석학 용어로서 페티시즘은 물건으로 대체된 대상을 향한, 광범위한 리비도 왜곡 현상을 말합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성적 대상의 대체물을 신이 물건에 깃들었다고 믿는 원시인의 페티시와 비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면서 페티시가 특정인을 벗어나 그 자체로 성적 대상화될 때 병적 사례가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욕망을 느끼는 특별한 상대를 연상케 하는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그 물적 존재 자체에 욕망을 느끼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성적 대상을 페티시한 물건으로 대체하도록 이끄는 것은 대개 당사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징적 사고 연결이다. 이런 연결 과정들은 항상 확실하게 증명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 같은 상징적 의미가 아동기의 성적 경험과 항상 무관한 것은 아니다."
"성 활동과 성애는 다르다. 동물의 삶에서는 성 활동만 발견되지만 인간의 삶만이 '에로티시즘'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악마적' 양상을 띤 활동을 한다."
"성적 행동은 소비와 취득이 반대인 것처럼 일반적인 행동과 반대된다. 만약 우리가 이성의 지시에 따른다면 각종 재화를 취득하고, 자원이나 지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며, 더 부유해지고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사회적 지위도 기본적으로 이 같은 태도 덕분이다. 하지만 성적으로 흥분하는 순간에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우리는 정력을 과도하게 소비하고, 열정의 격렬한 힘 아래에서 진정한 목적 없이 적잖은 자원을 낭비하기도 한다."
"열정 없이는 결코 어떤 위대한 일도, 영광스러운 일도 일어난 적 없었고, 위대한 사상이 떠오르거나 위엄 있는 행위가 이루어진 적도 없다."
출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상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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